skip to content
Rosinante999 Logo Rosinante999
Table of Contents

2026년 7월 28일 오전, 코스피가 갭으로 주저앉으며 개장하자마자 사이드카가 걸렸다. 30분쯤 뒤에는 거래 자체가 멈췄다. 다음 날 또 멈췄다.

나는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들고 있었다. 차트를 보고 들어간 자리가 아니라 재무제표나 산업의 내러티브를 보고 들어간 자리였다. 중간에 한 번 전량을 덜어냈다가 6월 중순에 다시 담았고, 하이닉스가 300만원을 눈앞에 둔 날이 결국 고점이었다.

내가 분석한 가치에는 훼손이 없다고 판단해서 계속 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 연속 거래가 멈춘 그날은 솔직히 믿음이 흔들렸다. 처음 보는 장세였다.

그때 내가 알고 싶었던 건 왜 떨어지느냐가 아니었다. 이게 대체 얼마나 드문 일인가였다. 그걸 알아야 지금 이게 견딜 일인지 도망칠 일인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중에 29년치 데이터를 직접 열어봤다.

리히터 규모 7은 6보다 서른 배 강하다

지진의 규모는 산술 눈금이 아니라 로그 눈금이다. 규모가 1 오르면 지진파의 진폭은 10배가 되고, 방출되는 에너지는 약 32배가 된다. 규모 7이 규모 6보다 조금 센 게 아니라 서른 배 센 이유가 여기 있다.

더 흥미로운 건 그 크기의 분포다. 1944년 베노 구텐베르크와 찰스 리히터는 지진 기록을 정리하다 놀랍도록 단순한 관계를 발견했다.

log₁₀ N = a − b·M

전 세계 어디서 재도 b는 대체로 1에 가깝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b값 연구에 따르면 남캘리포니아에서 계산한 값이 정확히 1.0이었다. b가 1이라는 건 규모가 1 오를 때마다 그런 지진이 정확히 10배 드물어진다는 뜻이다.

이 법칙은 지구 전체에서도, 단일 단층에서도, 여진 무리에서도, 심지어 실험실에서 센티미터 크기 암석을 부술 때도 똑같이 성립한다. 여섯 자릿수에 걸친 규모 범위를 관통한다.

여기서 지진학이 자기 한계를 정직하게 긋는 지점이 있다. 이 법칙은 개별 사건을 예측하지 않는다. 다음 지진이 언제 어디서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큰 것이 작은 것보다 얼마나 드문지는 정확히 안다.

지진학은 발생시점 예상을 포기한 대신에 빈도를 안다.

코스피를 시그마로 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금융에서 위험을 잰다고 할 때 기준이 되는 건 거의 언제나 표준편차다. 그리스 문자 σ(시그마)로 쓴다.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를 재는 자다.

문제는 이 자를 쓰는 순간 대부분의 계산이 정규분포를 함께 가정한다는 데 있다. 정규분포에서는 3σ를 넘는 일이 0.27%, 4σ는 0.006%, 5σ는 0.00006%다. 그래서 “6σ 사건”이라는 말이 사실상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쓰인다.

코스피 일간 수익률 7,300일(1996년 12월~2026년 8월)을 직접 열어 세어봤다.

기준실제 관측일정규분포 기대배수
3σ 초과154일19.7일8배
4σ 초과55일0.46일119배
5σ 초과18일0.004일4,301배
6σ 초과9일0.00001일62만 배
7σ 초과3일1.6억 배

일간 표준편차는 1.72%였고 초과첨도는 7.78이었다. 초과첨도는 분포의 꼬리가 정규분포보다 얼마나 두꺼운지를 재는 값으로, 정규분포면 0이다. 7.78은 한참 두껍다는 뜻이다.

가장 아래 줄을 보자. 정규분포가 맞다면 6σ 사건은 평균 201만 년에 한 번 일어난다. 29년 동안 아홉 번 왔다.

그리고 이 표본의 최악의 날은 2026년 3월 4일 −12.06%로, 전 기간 표준편차로 재면 −7.05σ다. 정규분포를 믿으면 이런 날은 평균 43억 년에 한 번 온다. 지구가 생긴 지 45억 년이다. 지구 역사에 딱 한 번 일어날 일이 올해 3월에 일어난 셈이다.

코스피 일간 수익률 분포와 정규분포 비교 — 꼬리 두께 차이

숫자가 43억 년을 가리키면 사건이 특별한 게 아니라 자가 틀린 것이다.

코스피 폭락의 크기에는 직선이 있다

정규분포가 틀렸다는 것까지는 알겠다. 그럼 무엇이 맞는가.

구텐베르크와 리히터가 한 것과 똑같이 해봤다. 하락폭을 크기별로 세로로 세우고, 그 크기 이상으로 떨어진 날이 며칠이었는지 누적으로 센다.

하락폭그 이상 떨어진 날
1% 이상1,326일
2% 이상577일
3% 이상287일
5% 이상80일
7% 이상24일
10% 이상6일

숫자만 보면 그냥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로축과 세로축을 둘 다 로그로 바꾸면 이 점들이 직선 위에 앉는다.

log₁₀ N = a − α · log₁₀ x

처음에 나는 이 기울기를 하나의 숫자로 보고했다가 다시 계산했다. 어디서부터를 꼬리로 볼 것인지에 따라 기울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디부터 세었나표본기울기 α결정계수
1% 이상 하락1,326일1.900.940
2% 이상577일2.580.965
3% 이상287일3.110.975

직선성은 뒤로 갈수록 좋아지는데(결정계수 0.940 → 0.975) 기울기는 계속 가팔라진다. 앞쪽에는 폭락이 아닌 평범한 하락이 잔뜩 섞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코스피의 꼬리지수는 얼마”라고 말하려면 꼬리를 어디서 자를지부터 정해야 한다.

코스피 하락폭별 누적 도수 로그-로그 그래프와 멱법칙 회귀선

주가 변동의 역세제곱 법칙

꼬리만 정밀하게 재는 방법이 찾아보니 있었다. 힐 추정량이다. 전체를 회귀하는 대신 가장 큰 값들만 뽑아 그 기울기를 재기 때문에 앞쪽의 평범한 하락이 섞이지 않는다.

코스피 하락분의 상위 5%로 재보니 α = 3.04가 나왔다.

이 숫자는 과거의 미국 논문과 맞아떨어지는 수치였다.

1998년 보스턴대 물리학자 네 명(고피크리쉬난·마이어·아마랄·스탠리)이 주가 변동의 역세제곱 법칙이라는 짧은 논문을 냈다. 뉴욕·아멕스·나스닥의 모든 체결 기록 4천만 건을 긁어 수익률 분포의 꼬리를 재봤더니 α가 3 근처였다는 내용이다. 정확히는 상승 꼬리 3.1, 하락 꼬리 2.84였다. 후속 연구는 2억 건으로 늘려 같은 결과를 확인했고, 5분봉부터 16일까지 시간 단위를 바꿔도 α ≈ 3이 유지됐다.

내가 코스피에서 잰 3.04는 1990년대 미국 주식을 분석한 그 값과 사실상 같다. 시장도 다르고 기간도 30년 차이가 나는데 같은 숫자가 나왔다.

이 3이라는 값에는 두 개의 문턱이 걸려 있다.

  • α가 2보다 크면 분산은 존재한다. 표준편차라는 숫자를 계산할 수는 있다는 뜻이다.
  • α가 4보다 작으면 첨도가 발산한다. 표본을 늘릴수록 첨도 값이 커지기만 하고 수렴하지 않는다.

3은 정확히 그 사이에 있다. 변동성은 재도 되지만, 그 변동성으로 극단값의 확률을 계산하면 안 되는 구간이다. 앞 장에서 초과첨도 7.78이라는 값을 적었는데, 사실 그 숫자 자체가 표본을 늘리면 계속 커지는 값이라 절대적 의미가 없다. 정규분포보다 훨씬 두껍다는 방향만 읽어야 한다.

같은 방식으로 상승 쪽과 하락 쪽을 따로 재봤다.

자산하락 꼬리 α상승 꼬리 α어느 쪽이 두꺼운가
코스피3.042.66상승
코스닥3.112.61상승
S&P5003.032.89상승
삼성전자2.783.04하락
비트코인2.903.25하락

솔직히 나는 반대 결과를 예상했다. 폭락이 폭등보다 격하다는 게 상식이니까. 그런데 지수는 셋 다 상승 꼬리가 더 두꺼웠다.

원인을 찾아보니 단 하루 때문이었다. 2026년 7월 31일 +17.91%다. 이날은 전 기간 표준편차로 재면 +10.4σ이고, 29년 통틀어 가장 큰 하루 변동이다. 최악의 날(−12.06%)보다 크다. 그리고 이날은 최악 5위였던 7월 28일(−10.84%)에서 3거래일 뒤였다.

그래서 폭락 직후가 어땠는지 따로 세어봤다. 29년 동안 하루에 8% 이상 떨어진 날은 14번 있었는데, 그 다음 5거래일 수익률은 평균 +4.32%, 중앙값 +4.63%였고 14번 중 11번(79%)이 플러스였다. 7월 28일에 팔고 사흘을 비워뒀다면 7월 31일까지의 9.49%를 놓쳤을 것이다.

정직하게 덧붙이면 표본이 14건이라 이걸로 규칙을 세울 수는 없다. 그리고 최고의 날 열흘 중 최악의 날 가까이 붙어 있는 건 셋뿐이고, 나머지는 폭락과 상관없는 시점에 흩어져 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하다. 폭락 한복판에서 파는 사람은 하락을 피하는 게 아니다. 하락은 이미 맞았고, 파는 순간 파는 것은 반등이다.

개별 종목은 이야기가 다르다. 삼성전자와 비트코인은 하락 꼬리가 더 두껍다. 지수는 여러 종목이 섞여 반등이 한꺼번에 몰리는 반면, 개별 종목은 혼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건 데이터가 보여주는 패턴이고, 원인 규명은 이 글의 범위를 넘는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도 같은 착각을 했다

이 이야기가 이론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는 증거가 우리 시장 규정 안에 있다.

서킷브레이커는 1998년 12월 도입됐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에 정리된 발동 요건은 세 단계다.

단계요건조치
1단계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이 1분간 지속20분 전면 중단
2단계15% 이상 하락 + 1단계 대비 1%p 추가 하락20분 재중단
3단계20% 이상 하락 + 2단계 대비 1%p 추가 하락당일 장 종료

여기서 하나 짚고 갈 게 있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기준이고 프로그램 매매만 5분 멈춘다.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기준이고 현물 거래 전체를 멈춘다. 7월 28일은 사이드카가 먼저 걸리고 그 뒤에 서킷브레이커가 왔다.

제도를 설계한 사람들은 8%·15%·20%이라는 세 칸을 만들면서 각 칸이 얼마나 자주 쓰일지 나름의 그림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28년이 지난 지금, 2단계는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

그런데 1단계 쪽은 정반대다. 장중에 8% 하락을 찍은 날을 연도별로 세어봤다.

기간장중 8% 하락 도달일
1996~2025년 (30년)16일
2026년 (8월 10일까지)10일

30년 동안 16일이던 것이 올해 여덟 달 만에 10일이다. 2008년 금융위기 한 해가 6일이었으니 그것보다 많다.

변동성 자체를 비교하면 더 선명하다. 2026년 코스피의 일간 표준편차는 4.12%로, 연율로 65.3%다. 2008년이 2.45%(연율 39.0%)였다. 우리가 최악의 해로 기억하는 그 시절보다 1.7배 격한 해를 지금 지나고 있다.

연도별 장중 8% 하락 도달일과 코스피 변동성 비교

시그마 배수로 잡은 한도는 왜 무너지는가

여기까지 오면 실전 질문이 남는다. 그래서 손절선을 어떻게 잡으라는 건가.

먼저 지금 쓰는 방식이 얼마나 새는지 측정해봤다. VaR(Value at Risk)는 “이 정도 손실은 100일 중 하루 정도만 넘을 것”이라고 잡는 한도선이다. 최근 250일의 평균과 표준편차로 99% VaR을 계산하고, 실제로 그 선을 넘어간 날이 며칠인지 세면 이 방식이 맞는지 알 수 있다.

기대는 1.00%다. 실측은 2.41%였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2.4배 자주 넘었다.

이게 실전에서 어떤 모습인지는 7월 28일이 보여준다. 그날 코스피는 갭으로 떨어져 시작했다. 손절선을 −8%에 걸어뒀다면 그 가격에 팔리지 않는다. 호가가 그 아래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손절선은 가격이 지나갈 때 작동하는 장치인데, 꼬리가 두꺼운 분포에서는 가격이 지나가지 않고 건너뛴다.

그래서 정리한 규칙은 이렇다.

  1. σ 배수로 계산한 한도는 하한으로 본다. 3σ면 안전하다는 계산은 코스피에서 8배 자주 깨진다. 계산된 한도가 상한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설계가 어긋난다.
  2. 역사적 최대 손실을 상한으로 쓰지 않는다. 멱법칙 직선에는 끝이 없다. 지금까지의 최악이 앞으로의 최악을 보장하지 않는다.
  3. 손절선의 실행 가능성을 따로 본다. 갭이 뛰는 자산일수록 손절선보다 처음부터 작은 크기가 확실한 방어다. 포지션 크기는 내가 통제하지만 체결 가격은 통제하지 못한다.
  4. 레버리지 한도는 변동성이 아니라 최악을 기준으로 잡는다. 2배 레버리지는 −12%인 날을 −24%로 만든다. 그런 날이 29년에 아홉 번이 아니라 올해만 몇 번 있었다.
  5. 폭락 한복판의 재조정을 기본값으로 두지 않는다. 8% 이상 떨어진 14번의 다음 5거래일이 평균 +4.3%였다. 표본이 얇아 규칙으로 삼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단 팔고 보자”가 기본값일 근거는 못 된다. 줄일 거면 폭락 전에 줄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 들고 있다

이 계산에는 솔직히 한계가 있다. 43억 년이라는 숫자는 29년 전체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잰 값이다. 2026년만 놓고 보면 일간 표준편차가 4.12%라서, 같은 −12.06%도 그 해의 기준으로 재면 3σ 남짓이다. 변동성은 뭉쳐서 온다. 그래서 극단값의 상당 부분은 “분포의 꼬리”와 “변동성이 커진 국면”이 겹친 결과다.

다만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잔잔한 시기의 표준편차로 미래의 한도를 정하면 반드시 모자란다. 꼬리가 두꺼워서 모자라거나, 변동성이 뭉쳐서 모자라거나 둘 중 하나다.

7월 28일과 29일로 돌아가서, 나는 그날 리밸런싱을 하지 않았다. 처음 보는 장세였고, 내가 이 국면에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었다.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으면 대응하지 않는 게 대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들고 있다.

솔직히 적자면, 더 담지도 못했다. 공포가 너무 컸다. 나중에 데이터를 열어보고 나서야 7월 31일이 29년 최고의 하루였다는 걸 알았다. 그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 글은 그날을 잘 넘겼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내가 한 유일하게 잘한 선택은 모른다는 걸 인정하고 움직이지 않은 것이었고, 그건 실력이 아니라 운에 가까웠다. 다음에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꼬리가 두꺼우면 주식을 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A. 그런 결론은 이 데이터에서 나오지 않는다. 같은 29년 동안 코스피는 280에서 6,300까지 왔다. 멱법칙이 말하는 건 “위험하니 하지 마라”가 아니라 “당신이 쓰는 기준이 극단을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차이는 한 가지다. 정규분포를 믿으면 최악을 −3σ쯤으로 잡고 설계하는데, 실제로는 그 두 배가 오는 날이 온다. 그 여유분을 미리 넣어두느냐 아니냐다.

Q2. 폭락에 대비하는 헤지 상품은 어떤 게 있나요?

A. 크게 셋이다. 달러 자산은 원달러 환율이 위기 때 오르는 경향이 있어 원화 기준 손실을 줄여주지만, 평상시에는 환율 하락분만큼 수익을 깎는다. 금 ETF는 위기 때 상관관계가 낮아지는 편이나 이자·배당이 없어 보유 기간이 길수록 기회비용이 쌓인다. 인버스·곱버스 상품은 하락에 직접 베팅하는 대신 일간 수익률을 추종하는 구조라 장기 보유 시 기초지수와 크게 벌어진다. 어느 쪽이든 헤지는 보험료를 내는 행위이고, 이 글의 결론은 보험을 사라기보다 처음부터 작게 실으라는 쪽에 가깝다.

Q3. 레버리지 ETF는 이런 장에서 한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

A. 배율만큼 꼬리도 배가된다는 점부터 계산에 넣어야 한다. −12%인 날은 2배 상품에서 −24%다. 그리고 이 글의 4번 결론대로, 한도의 기준을 평상시 변동성이 아니라 표에 나온 최악의 날로 잡아야 한다. 국내 레버리지 ETF는 사전교육 이수와 기본예탁금이 요구되는데, 규제가 이 상품을 어떻게 분류하는지가 그 자체로 드러난다. 배율과 성장률의 관계는 레버리지 ETF의 최적 용량에 따로 계산해뒀다.

Q4. 그럼 폭락은 예측할 수 있나요?

A. 없다. 지진학이 규모 분포는 알아도 다음 지진의 날짜는 모르는 것과 같다. 멱법칙이 주는 건 예측이 아니라 설계 기준이다. 언제 올지는 모르지만 얼마나 큰 게 얼마나 자주 오는지는 알기 때문에, 그 크기를 견디도록 미리 만들어둘 수는 있다. 포지션 크기를 정하는 계산은 리스크 관리의 세 기둥 확장편에 정리했다.

이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니다. 과거 데이터의 통계적 성질을 정리한 것이고, 미래가 같은 분포를 따른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다.

지진계는 지진을 막지 못한다. 다만 무엇을 견디도록 지어야 하는지는 알려준다. 내 계좌에 필요했던 것도 예보가 아니라 그 기준이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