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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으로 빌리면 금리 연 4.66% 기준으로 매달 154만 9천 원을 낸다. 연 2.9% 인플레이션이 30년 이어지면, 마지막으로 내는 154만 9천 원은 오늘 돈으로 65만 7천 원어치다.

같은 금액을 내는데 부담은 절반 아래로 줄어든다. 빚은 시간이 갚아 준다는 생각에서 대출은 최대한 길게, 거치기간은 최대한 오래 두라는 말이 나온다. 은행이 변동금리를 앞세우고 원금을 처음부터 나눠 갚게 하는 것도 은행 역시 빚이 녹는다는 걸 알아서라고들 한다.

절반은 맞다. 나머지 절반은 한국은행이 공개하는 25년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물가 안에 있었다.

빚이 인플레이션에 녹는 건 사실이다

원금 3억 원은 30년 뒤에도 3억 원이다. 숫자는 그대로인데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든다. 물가가 연 2.9%씩 30년 오르면 그때의 3억 원은 오늘 돈 1억 2,700만 원어치다. 갚을 빚의 무게가 저절로 절반 넘게 가벼워진다.

여기까지는 틀린 데가 없다. 빚을 진 사람에게 인플레이션은 갚을 돈의 값을 깎아 주는 힘이다. 그런데 돈을 빌려주는 쪽도 그 계산을 할 줄 안다.

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금리에 먼저 얹는다

30년 동안 3억 원을 빌려주는 은행이 그 사이 돈의 값어치가 줄어든다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줄어들 만큼을 처음부터 이자에 얹는다.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정리한 관계다.

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

읽는 법: 명목금리는 약정서에 찍힌 숫자, 실질금리는 물가를 빼고 남는 진짜 이자, 기대 인플레이션은 대출 기간에 오를 거라고 시장이 짐작하는 물가다. 앞으로 물가가 연 3% 오를 것 같으면 은행은 그 3%를 먼저 받아 두고 그 위에 진짜 이자를 얹는다. 등호 대신 ≈를 쓴 건 둘을 단순히 더한 근사식이어서다.

빌린 사람이 실제로 치르는 비용은 명목금리에서 물가를 뺀 실질금리다. 2026년 8월 은행이 새로 내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연 4.66%였고, 같은 달 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물가를 빼고도 연 1.5% 남짓이 남는다. 3억 원을 빌렸다면 첫해에만 오늘 돈으로 450만 원 넘게 진짜 이자를 내는 셈이다.

녹는 속도보다 이자가 붙는 속도가 빠르다.

빚이 실제로 가벼워지려면 물가가 은행이 금리에 얹어 둔 것보다 더 올라야 한다. 경제학에서는 이걸 ‘예상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그럴 때만 돈의 구매력이 빌려준 쪽에서 빌린 쪽으로 옮겨 간다. 예상한 만큼만 오르면 빌린 사람이 얻는 건 없다.

25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빚을 녹인 건 한 번이었다

그렇다면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오른 적은 얼마나 있었을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2001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은행이 새로 내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소비자물가지수를 받아 계산했다. 매달 그 달 금리로 대출을 받아 5년 동안 금리를 묶어 뒀다고 놓고, 그 5년 동안 실제로 오른 물가를 빼서 실질금리를 구했다. 5년치 결과가 나오는 대출 시점은 2001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240개다.

측정결과
240개 대출 시점의 5년 실질금리 평균연 +2.25%
실질금리가 0 아래로 내려간 시점26개 (10.8%)
그 26개가 몰린 대출 시점2019년 7월 ~ 2021년 8월
가장 많이 녹은 대출2020년 10월, 연 −0.73%
가장 비쌌던 대출2008년 10월, 연 +5.03%

실질금리가 0 아래로 내려간 26번은 흩어져 있지 않다. 전부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 여름 사이에 받은 대출이다. 이 무렵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2.57%로 25년 가운데 가장 낮았고, 몇 달 뒤부터 물가가 치솟아 2022년 7월에는 1년 전보다 6.3% 올랐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가장 싸게 빌린 직후에 가장 크게 오른 물가가 덮쳤는데, 25년 동안 그런 일은 그때 한 번뿐이었다.

이득의 크기도 작았다. 실질금리가 가장 낮았던 2020년 10월 대출이 연 −0.73%로, 3억 원이면 오늘 돈으로 한 해 220만 원쯤 이득이다. 나머지 214개 시점은 평균 연 2.58%의 실질 이자를 냈다.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실질금리를 대출 시점별로 그린 막대그래프, 2019년 하반기부터 2021년 여름 대출만 0 아래로 내려감

2013년 이전은 그때 대출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변동금리였으니, 그 달 금리로 5년을 묶었다는 건 가정이다. 2013년부터 따로 집계된 고정형 금리로만 다시 보면 104개 시점 가운데 27개가 0 아래로 내려갔다. 비율이 26%로 높아진 건 표본이 2013년부터라 그 구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서다. 구간은 역시 2019~2021년 하나다.

그 한 번의 인플레이션도 고정금리 몫이었다

은행이 변동금리를 앞세우는 데 인플레이션이 걸려 있다는 짐작은 데이터로 확인된다.

2013년부터는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가 따로 나온다. 고정은 대출받은 달의 고정형 금리를 5년 내내 내고, 변동은 이후 5년 동안 매달 그 달의 변동형 신규 금리를 낸다고 놓고 비교했다. 실제 변동금리 차주는 처음 정한 가산금리 위에서 6개월이나 1년마다 금리가 다시 매겨지니, 변동 쪽은 근사치다.

변동금리로 5년을 보냈다면 104개 대출 시점 가운데 실질금리가 0 아래로 내려간 적은 한 번도 없다. 물가가 가장 크게 튄 구간에 대출을 받았어도 그랬다. 가장 낮았던 2020년 4월 대출조차 연 +0.61%를 냈다.

같은 해 7월에 대출을 받았다면 그 뒤 5년 동안 물가는 연평균 3.18% 올랐다. 그달 고정형 2.50%로 묶은 사람의 실질금리는 −0.66%였고, 같은 달 변동형으로 간 사람은 5년 평균 3.89%를 내서 +0.69%였다.

같은 물가를 겪었는데 한쪽 빚만 녹았다.

물가가 오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 은행들이 돈을 끌어오는 평균 비용인 코픽스(COFIX)가 따라 오르고,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는 몇 달 간격으로 그 숫자에 맞춰 다시 매겨진다. 물가가 깎아 준 만큼 이자가 다시 붙는다. 은행이 빌려주는 돈의 상당 부분은 예금이고 예금 금리는 시장을 따라 움직이니, 은행은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의 금리를 같이 움직이게 맞춰 둔 것이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5년 실질금리를 비교한 선그래프, 같은 물가에서 고정형만 0 아래로 내려감

그렇다고 고정금리가 늘 이기지는 않았다. 104개 시점 가운데 고정이 변동보다 쌌던 건 49개로 절반이 안 된다. 2013~2018년에 받은 72개 대출 중 55개는 변동이 쌌다. 금리가 내려가던 시기에 고정으로 묶은 사람은 떨어지는 금리를 바라보며 비싼 이자를 냈다. 고정금리를 고르면 금리가 오를 위험을 은행에 넘기는 대신 그 값을 금리 차이로 미리 치르고, 금리가 내려가면 그 돈은 돌려받지 못하는 보험료가 된다.

분할상환 쪽 짐작은 절반만 맞다. 2015년 7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과 이듬해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이후, 집을 사려고 새로 받는 주택담보대출은 처음부터 원금을 나눠 갚는 게 원칙이 됐다. 목적은 인플레이션 대비보다 가계부채와 연체 위험을 줄이는 데 있었다. 다만 원금이 빨리 줄면 물가에 깎일 돈이 은행 장부에 오래 남지 않으니, 결과는 같은 방향으로 작동한다.

정부는 오히려 은행에 고정금리를 늘리라고 요구한다. 해마다 은행별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를 주고, 올해 8월에는 10년 이상 금리가 바뀌지 않는 순수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내놓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리가 오를 위험을 차주 대신 은행이 더 지라는 주문이다. 그런데 올해 7월 새로 나간 주택담보대출의 68.1%가 변동형이었다. 2014년 2월 이후 가장 큰 쏠림이었다. 그 사이 기준금리는 7월과 8월 연달아 올라 연 3.00%가 됐고, 8월 신규 대출 금리는 변동형이 4.35%에서 4.53%로, 고정형이 4.76%에서 4.88%로 올랐다.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 순서는 할인율이 정한다

3억 원을 30년, 연 4.66%로 빌린다고 놓고 상환 방식 네 가지를 비교했다. 만기일시상환은 지금 집을 사려고 받는 새 대출에선 사실상 쓸 수 없지만, “최대한 늦게 갚는다”의 끝이라 비교용으로 넣었다.

비교하려면 앞으로 낼 돈을 오늘 가치로 바꿔야 한다. 30년 뒤의 100만 원과 오늘의 100만 원은 다르니, 미래의 돈을 일정한 비율로 깎아 오늘 기준으로 환산한다. 그 비율을 할인율이라고 한다. 물가로 깎으면 오늘 돈의 구매력으로 본 부담이 되고, 내가 그 돈을 굴려 벌 수 있는 수익률로 깎으면 그 돈을 다른 데 썼을 때와 견준 부담이 된다.

상환 방식첫 달 납입30년 총이자오늘 돈 총부담 (할인율 2.9%, 물가)같은 기준 (할인율 4.66%, 대출금리)같은 기준 (할인율 7%, 가정)
원금균등199.8만 원2.10억 원3.62억 원3.00억 원2.46억 원
원리금균등154.9만 원2.58억 원3.74억 원3.00억 원2.38억 원
1년 거치 + 원리금균등116.5만 원2.62억 원3.75억 원3.00억 원2.37억 원
만기일시 (비교용)116.5만 원4.19억 원4.09억 원3.00억 원2.18억 원

오늘 돈 총부담은 30년 동안 낼 돈을 전부 그 할인율로 깎아 오늘 가치로 바꿔 더한 값이고, 작을수록 싸다. 연 7%는 비교를 위해 둔 가정이지 어떤 투자의 기대수익도 아니다.

총이자만 보면 원금균등이 원리금균등보다 4,700만 원 싸다. 원금을 먼저 줄이니 이자가 덜 붙는다. 흔히 내리는 결론은 거기까지다.

물가로 할인해도 순서는 같다. 원금균등이 3.62억 원으로 가장 싸고, 빚을 최대한 늦게 갚는 만기일시가 4.09억 원으로 가장 비싸다. 인플레이션으로 빚을 녹이려는 쪽이 오늘 돈으로 4,600만 원 넘게 더 낸다. 대출금리가 물가보다 높은 한 늦게 갚을수록 손해가 쌓인다.

대출금리 4.66%로 할인하면 네 방식이 모두 정확히 3억 원이 된다.

은행에게는 어느 방식으로 받든 3억이다.

순서는 할인율이 대출금리를 넘을 때 뒤집힌다. 남는 돈을 연 7%로 굴릴 수 있다면 만기일시가 2.18억 원으로 가장 싸고 원금균등이 2.46억 원으로 가장 비싸다. 빚을 늦게 갚아 이득을 보려면 물가가 아니라 남는 돈을 대출금리보다 높은 수익률로, 세금을 떼고도, 확실하게 굴릴 수 있어야 한다.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 거치, 만기일시 상환 방식의 할인율별 현재가치 곡선이 대출금리 4.66%에서 만나는 그래프

인플레이션은 이 비교에서 양쪽으로 같이 빠진다. 물가가 오르면 대출의 실질 이자가 줄지만, 남는 돈을 예금이나 채권에 넣었을 때의 실질 수익도 같은 만큼 줄어든다. 남는 건 명목 대출금리와 명목 기대수익률의 차이다.

8월 은행 순수저축성예금의 신규 금리는 평균 3.14%였고,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2.66%다. 연 4.66%짜리 빚을 두고 2.66%짜리 예금을 쌓으면 해마다 그 차이 2%p만큼을 은행에 얹어 주게 된다. 당장 꺼내 쓸 비상금을 예외로 두더라도 그렇다. 주식처럼 기대수익이 더 높은 곳은 있지만, 대출 이자는 정해진 비용이고 투자 수익은 정해지지 않은 결과다.

원리금균등을 고를 이유도 있다. 첫 달 부담이 원금균등보다 45만 원 가볍다. 월급으로 매달 감당해야 하고, 연소득 대비 원리금으로 대출 한도를 묶는 DSR 규제가 걸려 있는 한, 첫해 부담이 무거운 원금균등은 한도와 생활비 양쪽에서 불리하다. 원리금균등으로 받고 여윳돈이 생길 때 원금을 미리 갚으면 두 쪽을 절충할 수 있다.

“최대한 길게”는 이미 막혀 있다

거치기간을 최대한 길게 두는 건 지금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2015년 7월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 최장 5년까지 가능하던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줄였고, 2016년부터 은행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집을 사려고 새로 받는 대출을 원칙적으로 비거치식 분할상환으로 내주게 했다. 비거치식은 거치가 1년 이내이면서 원금을 매달 나눠 갚는 방식이다. 이 틀은 2026년에도 유지되고, 거치를 아예 없앤 은행도 있다.

만기도 묶였다. 2025년 6월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만기는 최장 30년이다. 다른 지역은 은행에 따라 40년, 50년짜리가 남아 있지만 50년 만기도 DSR을 계산할 때는 40년으로 본다. 만기를 늘려 월 상환액을 줄이고 한도를 키우던 길을 막은 것이다. 올해 4월 17일부터는 다주택자가 가진 수도권과 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은 만기 연장도 원칙적으로 안 된다.

규제가 막은 방향은 앞의 계산과 같다. 늦게 갚을수록 오늘 돈으로 본 부담은 커지고, 금리가 오를 위험에 노출된 빚은 오래 남는다. 그 위험이 여러 집에서 한꺼번에 터지면 한 집의 문제가 아니라 가계부채 문제가 된다.

선택권이 없을 때 남는 선택

솔직히 적으면, 내 잔금대출은 위의 비교표처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해당 단지에 잔금대출을 내주는 금융기관은 정해져 있어서 어디가 더 싼지 비교할 수도 없었다. 금리도 5년 동안 고정이고 그 뒤 변동으로 바뀌는 혼합형으로 정해져 나왔다. 고정이냐 변동이냐를 고민할 틈이 없었다.

중도금대출 이자는 따로 따져 보지도 않았다. 분양권을 넘기거나 명의를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 그 이자를 오래 갚아 나갈 빚으로 여기지 않았다. 분양권은 결국 팔리지 않았고(재개발 단지에 묶였던 이야기), 나는 그 집에 들어가며 잔금대출을 받았다.

중도금이나 잔금처럼 아파트 단지 단위로 나오는 대출을 집단대출이라고 한다. 은행이 단지와 조건을 정해 일괄로 내주니, 개인이 금리를 비교해 고를 여지가 좁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150조 원 가까이 쌓여 있다. 비교표를 펼쳐 볼 수 없는 대출이 생각보다 크다.

그래도 앞의 분석은 내 대출에도 들어맞는다. 5년 고정 뒤 변동으로 바뀌는 혼합형은 앞에서 본 두 경우를 이어 붙인 모양이다. 앞 5년은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를 때 빚이 녹을 수 있는 구간이고, 변동으로 넘어간 뒤로는 2013년 이후 데이터에서 실질금리가 한 번도 0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쪽이 된다.

  1. 고정이 끝나는 날짜와 그 뒤 조건을 미리 안다. 약정서에는 변동으로 바뀌는 날짜와 그때 기준으로 삼을 지표(대개 코픽스), 그 위에 얹을 가산금리, 금리를 다시 매기는 주기가 적혀 있다. 그날의 금리는 몰라도 계산식은 지금 알 수 있다.
  2. 갈아타기를 그 날짜에 맞춰 본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받은 지 3년 안에 갚을 때만 물릴 수 있다. 5년 고정이 끝날 무렵이면 수수료 없이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견줘 옮길 수 있다. 다만 옮기는 대출은 새 대출이라 그 시점의 DSR과 지역별 만기, 한도 규제를 처음부터 다시 받는다.
  3. 남는 돈의 자리를 정한다. 대출금리보다 높게, 세금 떼고, 확실하게 굴릴 곳이 없다면 원금을 줄이는 쪽이 오늘 돈으로 싸다. 혼합형은 고정이 끝나면 금리 위험이 내 쪽으로 넘어오니, 그 전에 원금을 줄여 두면 넘어올 위험의 크기도 함께 줄어든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 중 뭐가 유리한가?

A. 남는 돈을 대출금리보다 높게 굴릴 방법이 없다면 원금균등이 오늘 돈 기준으로도 싸다. 3억 원을 30년 만기, 연 4.66%로 빌리면 물가로 할인한 총부담이 원금균등 3.62억 원, 원리금균등 3.74억 원이다. 대신 원금균등은 첫 달 납입이 199.8만 원으로 원리금균등(154.9만 원)보다 45만 원 무겁다. 매달 감당할 금액과 DSR 한도를 먼저 보고, 원리금균등으로 받더라도 여윳돈이 생길 때 원금을 미리 갚으면 차이를 줄일 수 있다.

Q2. 거치기간을 두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나?

A. 첫해 월 납입은 줄지만 전체 이자는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 1년 거치를 두면 첫 1년은 이자 116.5만 원만 내고, 2년 차부터 남은 29년 동안 매달 157.3만 원을 낸다. 30년 총이자는 원리금균등의 2.58억 원에서 2.62억 원으로 늘어난다. 지금 집을 사려고 받는 신규 대출은 거치를 1년 넘게 둘 수 없다.

Q3. 중도상환수수료는 얼마나 되나?

A.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대출받은 지 3년 안에 갚을 때만 물릴 수 있다. 2025년 1월 13일 이후 맺은 계약은 은행이 실제로 드는 비용 안에서만 받게 바뀌어,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수수료율이 고정금리 1.4%, 변동금리 1.2%에서 둘 다 0.65%로 내려갔다. 수수료는 ‘갚는 원금 × 수수료율 × 남은 기간 ÷ 3년’으로 계산해 3년에 가까울수록 작아진다. 그 전에 맺은 계약은 옛 수수료율이 그대로라, 미리 갚기 전에 내 약정서의 요율부터 확인하는 게 맞다. 수수료를 내고라도 갚는 게 나은지는 남은 기간 동안 아낄 이자와 수수료를 나란히 놓으면 갈린다.

Q4.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연말정산에서 공제되나?

A.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로 받을 수 있다. 연말 기준 무주택이거나 1주택인 세대의 세대주가 취득 당시 기준시가 6억 원 이하(2023년까지 받은 대출은 5억 원) 주택을 사며 받은 대출이 대상이다. 상환기간 15년 이상에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모두 갖추면 공제 한도가 연 2,000만 원, 둘 중 하나만 갖추면 1,800만 원이다. 정부가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에 공제를 더 얹어 주는 것도 금리 위험을 은행 쪽으로 옮기라는 정책과 같은 방향이다. 다만 2026년 세제개편안에 실거주 요건을 붙이는 내용이 들어 있어, 2027년 이후 신규 대출이라면 국회 통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Q5. 지금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뭐가 나은가?

A. 어느 쪽이 쌀지는 앞으로의 금리가 정하고, 그건 아무도 모른다. 8월 신규 기준 고정형은 연 4.88%, 변동형은 4.53%로 0.35%p 차이가 나고, 고정을 고르면 그만큼을 더 내고 금리가 오를 위험을 은행에 넘긴다. 2013~2021년 데이터에서 고정이 쌌던 대출 시점은 104개 중 49개로 절반이 안 됐다. 그 0.35%p를 낼지는 매달 이자가 늘어도 생활이 흔들리지 않을 여력이 있느냐에 달렸다.


혼합형이든 주기형이든 약정서에는 금리가 바뀌는 날짜가 적혀 있다. 그날 금리가 얼마일지는 약정서 어디에도 없다. 그 날짜가 오기 전에 남는 돈을 원금에 넣을지 다른 데 굴릴지는, 지금 내는 대출금리와 그 돈이 세금을 떼고도 확실하게 벌어 올 수익률을 나란히 적어 보면 대부분 정해진다.

금리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전체, 고정형, 변동형), 물가는 소비자물가지수 총지수를 썼고, 세금과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부대비용은 넣지 않았다. 과거 25년이 그랬다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대출이나 투자를 권하는 내용이 아니며, 판단과 책임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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