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거래 첫걸음 — 매매·전세·월세 & 등기부등본 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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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시절, 첫 자취방 월세 계약을 하던 날을 아직 기억한다. 공인중개사가 내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직전, 나는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펜을 들었다. 부동산 거래가 뭔지, 등기부등본이라는 종이 한 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모른 채였다. 운이 좋아 탈은 없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아찔하다.
1편에서 부동산이 돈이 되는 원리를 봤다면, 이번엔 실제 거래장이다. 집을 빌리고 사는 세 가지 방식, 그리고 계약 전에 반드시 펼쳐야 할 서류 한 장을 내 경험에 비춰 풀어보려 한다.
매매·전세·월세, 나는 이렇게 구분한다
처음엔 이 셋이 헷갈렸다. 정리하고 나니 의외로 단순했다.
매매는 집을 사서 내 소유로 만드는 것이다. 반면 전세와 월세는 남의 집을 빌려 쓰는 임차다.
나는 종잣돈이 빈약하던 시절 월세로 시작했다. 매달 나가는 월세가 아깝긴 했지만, 큰 목돈이 묶이지 않는다는 게 그땐 더 중요했다. 그러다 그 월세마저 아까워 부모님 댁에서 출퇴근하며 종잣돈을 모았고, 결혼할 무렵 대출을 끼고 곧장 매매로 넘어갔다. 전세는 결국 한 번도 거치지 않았다.
보증금은 결국 ‘돌려받아야 끝나는 돈’이다.
부동산 거래는 이 순서로 흘러간다
거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큰 줄기를 알고 있으면, 중개사 앞에서 덜 휘둘린다.
나도 처음엔 계약금을 ‘일부만 낸 돈’쯤으로 가볍게 봤다. 하지만 계약금에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 거래는 이미 시작된 거였다 — 변심하면 매수자는 그 돈을 날리고, 매도자는 받은 돈의 두 배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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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보다 먼저 펼칠 건 등기부등본이었다
내가 가장 늦게, 그리고 가장 비싸게 배운 교훈이다. 계약서보다 등기부등본을 먼저 봐야 한다.
나는 등기부등본을 받으면 갑구(지금 주인이 계약 상대와 같은 사람인가)와 을구(빚이 얼마나 잡혀 있나)부터 본다. 이 종이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몇백 원에 떼볼 수 있다. 이걸 안 보고 도장을 찍는 건, 솔직히 눈 감고 돈을 건네는 것과 같다. 참고로 등기부등본에 적혀있는 근저당권설정금액은 정확한 대출 금액이 아니다. 보통 금융기관마다 대출금액에 X 100% 이상으로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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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을 지키는 3가지 — 내가 꼭 챙기는 것들
전세·월세에서 보증금을 지키는 건 결국 세입자 본인 몫이다. 나는 이 셋을 빠뜨리지 않는다.
- 전입신고 + 확정일자. 이사하면 바로 동주민센터(또는 정부24)에서 처리한다.
- 전세보증보험(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검토.
- 자금이 부족하면 전세자금대출 활용.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돌려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주는 안전장치다. 보험료가 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보증금을 통째로 떼일 위험에 비하면 싼 비용이라고 나는 본다. 가입 조건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같은 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돈이 부족하다면 전세자금대출도 방법이다. 적은 자기 돈으로 전세를 구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금리가 오르면 매달 이자가 늘고 보증금이 사실상 빚이 된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대출 한도와 금리 구조는 5편에서 LTV·DSR과 함께 따로 다루겠다.
🔗 관련 글: 부동산 대출 기초(LTV·DSR)
실무 심화 — 보증금을 지키는 실전 (전세사기 예방)
여기까지가 ‘입문’이다. 전세·월세에서 보증금을 지키는 건 결국 세입자 몫이다. 실무에서 꼭 챙기는 것만 정리했다.
등기부등본은 ‘잔금날 한 번 더’
계약 때 깨끗했어도, 잔금·입주 사이에 집주인이 근저당을 새로 잡을 수 있다. 나는 잔금 치르는 날 아침에 등기부등본을 다시 떼서 근저당·가압류 변동이 없는지 확인하고 잔금을 보낸다.
대항력 + 우선변제권 = 전입신고 + 확정일자
이사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이 둘이 있어야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보증금을 앞순위로 돌려받을 권리가 생긴다. 하루만 늦어도 그 사이 잡힌 근저당에 순위가 밀린다.
깡통전세 거르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지나치게 높은 빌라·신축은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 매매 시세 자체가 불투명한 신축 빌라는 특히 조심하고,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되는 매물인지를 계약 조건으로 확인한다.
마무리 — 2편을 덮으며
오늘 내가 남기고 싶은 건 이렇게 정리된다.
- 매매는 ‘내 소유’, 전세·월세는 ‘빌리는 것’ — 보증금은 돌려받아야 끝난다
- 거래는 계약금 → 중도금 → 잔금 → 등기 순으로 흐른다
- 계약 전 등기부등본의 갑구(소유자)·을구(빚)부터 확인한다
- 전세·월세는 전입신고·확정일자·보증보험으로 보증금을 지킨다
첫 거래가 무서운 건 몰라서다. 이 정도만 알아도 도장 찍는 손이 한결 덜 떨릴 거다. 다음 편에서는 ‘내 집 마련의 첫 관문’, 청약으로 들어간다.
👉 다음 편 예고: 「3편 — 아파트 청약 완전정복: 통장부터 당첨까지」.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전세랑 월세, 초보는 뭐가 더 나을까?
A. 정답은 없다. 큰 목돈이 묶여도 괜찮고 매달 지출을 줄이고 싶다면 전세, 목돈이 부족하고 유연하게 살고 싶다면 월세가 맞다. 나는 종잣돈이 적던 시절엔 월세로 버티며 종잣돈을 모았고, 결혼하면서 곧장 매매로 넘어갔다(전세는 거치지 않았다).
Q2. 등기부등본은 어디서 떼나?
A.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누구나 온라인으로 열람·발급할 수 있다. 계약 직전, 그리고 잔금 치르는 날 한 번 더 떼서 변동이 없는지 확인하는 걸 권한다.
Q3. 전세보증보험은 꼭 들어야 하나?
A. 의무는 아니지만 나는 웬만하면 검토한다. 보증금을 떼이는 사고는 한 번이라도 터지면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보험료라는 비용과 안심을 맞바꾸는 셈이다.
Q4.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위험한가?
A.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다. 다만 변동금리라면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커지니, 상환 계획과 한도를 먼저 따져보는 게 안전하다. (자세한 건 5편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