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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과 브릿지 — 온체인 환전소와 체인 사이의 다리

가상화폐의 작동원리 ⑨ — 스왑과 브릿지, 온체인 환전소와 체인 사이의 다리

/ 13 min read

Table of Contents

⑦편에서 개인지갑을 만들었고, ⑧편에서 거래소를 익혔다. 이제 거래소 담장 밖 — 온체인의 세계로 나간다.

개인지갑으로 토큰을 바꾸고 싶을 때(스왑), 자산을 다른 체인으로 옮기고 싶을 때(브릿지) 쓰는 도구들이다. 그리고 이 두 도구는 ⑤편 자판기 비유의 가장 화려한 실전 사례이자 — 이 시장에서 가장 큰 해킹들이 일어난 자리이기도 하다. 효용과 위험을 같은 무게로 다룬다.

DEX — 장부도 주인도 없는 거래소

거래소(CEX)는 회사가 운영하는 장부(⑧편)였다. DEX(탈중앙 거래소) 는 회사 자리에 스마트 컨트랙트가 앉는다. 호가창에 주문을 쌓는 대신, 전혀 다른 발명품으로 굴러간다 — AMM(자동 시장 조성자) 이다.

직관은 무인 환전 수영장이다.

  • 수영장(유동성 풀)에 두 토큰이 잠겨 있다 — 예: 토큰A 1,000개와 토큰B 1,000개
  • 규칙은 단 하나. 두 토큰 양의 곱은 일정해야 한다 — A×B = k (1,000×1,000 = 1,000,000)
  • 내가 A를 100개 넣으면 풀의 A는 1,100개. 곱을 지키려면 B는 909개여야 하므로(1,000,000÷1,100) — 나는 B 91개를 받아 간다

가격을 정하는 사람이 없는데 가격이 정해진다. 많이 살수록 다음 단위가 비싸지는 곡선(x×y=k) 자체가 호가창을 대신하는 것이다. 시세가 시장과 어긋나면 차익거래자가 풀을 되돌려 놓는다 — 사람의 운영 없이 수학과 인센티브만으로 도는 환전소다.

AMM의 수학 — x×y=k가 호가창을 대신한다

곡선 구조에서 실무 개념 두 개가 바로 나온다.

  • 가격 영향(price impact) — 내 거래가 클수록 곡선을 따라 평균 단가가 나빠진다. 얇은 풀에 큰 주문은 스스로 가격을 밀어 올리며 사는 것이다.
  • 슬리피지(slippage) — 내가 클릭한 시점과 체결 시점 사이에 가격이 변하는 것. 스왑 화면의 ‘슬리피지 허용치’는 “이 % 이상 나빠지면 거래를 무산시켜라”는 안전핀이다.

스왑 실무 — 다섯 번의 클릭과 각각의 함정

실제 스왑의 절차와, 단계마다 박혀 있는 함정을 함께 적는다.

  1. DEX 접속 — 반드시 공식 URL을 직접 입력하거나 북마크로. 검색 광고의 가짜 DEX는 ⑦편의 가짜 지갑과 같은 고전 사기다.
  2. 지갑 연결 — 연결 자체는 잔액 조회 권한 수준이라 위험이 낮다.
  3. 토큰 선택 — 같은 이름의 가짜 토큰이 흔하다. 컨트랙트 주소로 확인하는 습관(공식 홈페이지·코인게코 등에서 주소 복사)이 정석이다.
  4. 승인(approve) — 첫 거래 전 “이 컨트랙트가 내 토큰 N개를 가져갈 수 있게 허락”하는 별도 서명이 필요하다. 무제한 승인을 요구하는 기본값이 많은데, 필요한 만큼만 승인하도록 수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 ⑦편 실습 5단계(권한 점검)가 여기 연결된다.
  5. 스왑 실행 — 슬리피지 허용치를 확인하고 서명한다. 수수료(가스비)는 ⑤편의 문법 그대로 — 금액이 아니라 연산에 비례한다.

받는 수량이 화면 예상과 크게 다르면 멈추는 것 — 그것이 마지막 안전핀이다.

브릿지 — 체인과 체인 사이의 다리

체인의 세계는 섬이다. 이더리움의 자산은 이더리움 장부에만 존재하고(②편), 다른 체인으로 “그냥 보내는” 방법은 없다 — 장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④편에서 L2와 L1을 오가는 비용을 언급했는데, 그 이동을 담당하는 인프라가 브릿지다.

구조의 표준형은 보관증 모델(락업 & 민팅) 이다.

  1. 출발 체인에서 내 자산을 브릿지 컨트랙트에 잠근다(lock)
  2. 도착 체인에서 같은 수량의 보관증 토큰을 발행한다(mint) — 흔히 ‘랩드(wrapped)’ 토큰
  3. 돌아올 때는 역순 — 보관증을 태우면(burn) 원본이 풀린다

전당포에 금을 맡기고 보관증을 받아, 보관증을 시장에서 금처럼 쓰는 구조다. 그리고 이 비유가 위험의 위치를 정확히 가리킨다 — 전당포 금고가 털리면, 시중의 모든 보관증이 휴지가 된다.

브릿지의 보관증 모델 — 락업과 민팅, 그리고 위험의 자리

실제로 가상화폐 역사상 최대급 해킹 사건의 상당수가 브릿지에서 났다 — 수천억 원 단위의 사고들이다. 이유는 구조적이다. 한 금고에 거액이 쌓이고(꿀단지), 두 체인의 보안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중간 지대이며(②편의 장부 보안이 다리까지는 못 지킨다), 검증자 열쇠 몇 개가 뚫리면 끝나는 설계가 많았다.

그래서 브릿지 실무 수칙은 보수적이어야 한다.

  • 공식 브릿지 우선 — 해당 체인 재단이 운영·보증하는 표준 경로부터 확인한다
  • 거액은 나눠서, 첫 이용은 소액 테스트 — ⑧편 출금 원칙과 동일
  • 브릿지 위에 자산을 오래 두지 않는다 — 다리는 건너는 곳이지 머무는 곳이 아니다
  • 거래소가 양쪽 체인을 모두 지원하면 — 거래소 경유가 더 안전한 다리일 때도 많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DEX와 거래소(CEX) 중 뭐가 더 싼가?

A. 경우에 따라 다르다. 대형 코인의 단순 매매는 보통 거래소가 싸고 편하다. DEX의 효용은 가격이 아니라 접근성 — 상장 전 토큰, 거래소 미지원 자산, 그리고 내 열쇠를 내가 쥔 채 거래한다는 점이다. 용도가 다른 도구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Q2. 유동성 풀에 토큰을 넣으면 이자를 준다던데?

A. 풀에 토큰 쌍을 예치하면 거래 수수료를 나눠 받는 유동성 공급(LP)이 가능하다. 다만 두 토큰의 가격이 벌어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비영구손실이라는 비용이 따라온다 — 공짜 이자가 아니다. 구조는 ⑪편 DeFi에서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Q3. 랩드 토큰(wBTC 같은 것)은 진짜와 같은 건가?

A. “금고가 건전한 동안에는” 같다. 랩드 토큰의 가치는 잠겨 있는 원본의 담보력에서 나오므로, 발행 주체·보관 구조의 신뢰가 곧 그 토큰의 신뢰다. 같은 비트코인 보관증이라도 발행 구조에 따라 위험이 다르다 — 무엇이 어디에 잠겨 있는지 확인하고 쓰는 것이 원칙이다.

Q4. 승인(approve)을 이미 무제한으로 해버렸다. 어떻게 하나?

A. 권한 점검 도구(체인별 approval 관리 사이트)에서 해당 컨트랙트의 승인을 회수(revoke)할 수 있다. 약간의 가스비가 들지만 잠재 위험 제거 비용으로는 싸다. 주기적 권한 청소를 ⑦편의 보안 루틴에 포함시키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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